영화리뷰13 <카쉬미르의 소녀>리뷰(엄마를 불러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 아이, 국경도 종교도 막지 못한 한 사람의 선함) 🎞️ 영화 기본 정보원제Bajrangi Bhaijaan (바지란지 바이잔)한국 개봉명카쉬미르의 소녀개봉 연도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국가인도장르드라마 / 어드벤처 / 로맨스 / 코미디러닝타임159분감독카비르 칸주연살만 칸 (파반 역), 하샬리 말호트라 (무니 역), 카리나 카푸르, 나와주딘 시디퀴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별 기대를 안 했다. 인도 영화는 몇 편 봤어도 파키스탄이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는 처음이었고, 낯선 문화권의 이야기를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아이를 재우고 혼자 늦은 밤 소파에 기대어 이 영화를 켰다가, 결국 끝날 때까지 꼼짝도 못 했다. 다섯 살배기 여자아이가 엄마를 잃고 낯선 나라를 헤매는 이야기라는 걸 알면서도, 막상 그 장.. 2026. 5. 6. 청원(Guzaarish) 리뷰(피아노 선 하나로 무너진 세계, 반살리의 빛, 소피아라는 존재) 인도영화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두 가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폭발하는 액션이거나, 군중이 함께 추는 현란한 군무. 그런데 청원(Guzaarish, 2010)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처음 제목을 검색했을 때 나온 키워드가 '안락사', '전신마비', '법정 드라마'였는데, 솔직히 잠깐 손이 멈췄다. 보기 전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는 영화들이 있다. 그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됐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는 영화들.이 영화를 알게 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 나이 지긋하신 선배가 있었는데, 어느 날 점심 자리에서 느닷없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야, 인도 영화 중에 진짜 좋은 거 하나 있는데 꼭 봐라. 마술사 얘기야." 그게 전부였다. 제목도 안 알려주셨다. 그 대화를 잊고 살다가 몇 해가.. 2026. 5. 6. <파드마바트> 영화 리뷰(무너지지 않는 자존심, 눈을 빼앗는 아름다움)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작년 겨울, 회사 야근을 마치고 혼자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 넷플릭스를 멍하니 뒤지다가 썸네일 하나에 멈췄다. 황금빛 의상을 걸친 여배우가 화면을 꽉 채우고 있었는데, 처음엔 그냥 '인도 영화겠거니' 하고 스크롤을 내리려다 손가락이 멈췄다. 파드마바트라는 제목도 생소했고, 세 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을 보고는 '오늘은 무리겠다' 싶었다. 그런데 재생 버튼을 누른 게 문제였다. 도시락은 반쯤 식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 하고 다 봤다.인도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과장된 액션, 갑자기 튀어나오는 군무, 울다가 웃다가 반복되는 감정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설 수 있다. 나도 몇 년 전 처음 볼리우드 영화를 봤을 때.. 2026. 5. 3. <브라더스> 영화 리뷰(부서진 가족의 상처, 링 위의 화해)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는 내가 먼저 보겠다고 한 게 아니었다. 남편이 "재미있을 것 같다"며 같이 보자고 했고, 나는 반쯤 못 이기는 척 소파에 앉았다. 브라더스라는 제목과 격투기가 소재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솔직히 그 시점에서 기대는 없었다. 나는 격투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걸 스포츠라고 부르는 게 영 이해가 안 됐다. 피가 튀고, 뼈가 꺾이고, 관중이 환호하는 그 장면들이 왜 재미있는지를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초반에는 팔짱을 끼고 약간 삐딱하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팔짱이 풀려 있었다. 인도영화 브라더스는 격투기 영화인 척하지만, 사실은 가족 영화다. 아버지와 아들, 형과 동생, 그리고 그 사이에 쌓인 수십 년의 원망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격투기.. 2026. 5. 2.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리뷰(배신이 만들어낸 여자, 인도영화답지 않은 인도영화의 힘) 남편이 야근이라던 어느 겨울 밤이었다. 혼자 소파에 누워 뭔가 볼 만한 게 없나 넷플릭스를 뒤적이다가 강구바이 카티아와디의 썸네일을 마주쳤다. 강렬한 눈빛의 알리아 바트가 시선을 붙들었고, '인도 실화 바탕'이라는 문구에 그냥 재생 버튼을 눌러버렸다. 솔직히 처음엔 그냥 인도 특유의 화려한 춤과 음악이 가득한 흥겨운 영화겠거니 했다. 그런데 오프닝이 시작되고 몇 분도 안 돼 이건 내가 예상했던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음악은 잔잔했고, 화면은 어두웠고, 이야기는 처음부터 무게감이 달랐다. 강구바이 코테왈리라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든 이 영화는, 남자친구에 의해 뭄바이 사창가에 팔린 한 여성이 어떻게 그 세계의 실력자가 되었는지를 담고 있다. 보다가 세 번 멈췄다. 울어서가 아니라, 숨이 막혀서. .. 2026. 5. 2. <지상의 별처럼> 리뷰 (이해받지 못한 아이의 마음, 감정과 음악이 만드는 인도영화의 힘)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는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인도영화라는 이유로 특유의 과장된 연출이나 음악 중심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그 선입견은 완전히 깨졌다. 지상의 별처럼은 단순한 성장 영화가 아니라, 한 아이의 내면을 이해하려는 과정 그 자체를 담은 작품이었다. 특히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늘 공부 잘하는 언니와 비교 당하며 혼나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왜 나는 저렇게 못할까’라는 자책과 함께, 누구도 내 마음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답답함이 있었던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이샨의 모습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 영화는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나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게 만드는 경험이었다. 🎬 .. 2026. 4. 30.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