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제이릴라반살리2 청원(Guzaarish) 리뷰(피아노 선 하나로 무너진 세계, 반살리의 빛, 소피아라는 존재) 인도영화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두 가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폭발하는 액션이거나, 군중이 함께 추는 현란한 군무. 그런데 청원(Guzaarish, 2010)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처음 제목을 검색했을 때 나온 키워드가 '안락사', '전신마비', '법정 드라마'였는데, 솔직히 잠깐 손이 멈췄다. 보기 전부터 마음이 무거워지는 영화들이 있다. 그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됐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는 영화들.이 영화를 알게 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 나이 지긋하신 선배가 있었는데, 어느 날 점심 자리에서 느닷없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야, 인도 영화 중에 진짜 좋은 거 하나 있는데 꼭 봐라. 마술사 얘기야." 그게 전부였다. 제목도 안 알려주셨다. 그 대화를 잊고 살다가 몇 해가.. 2026. 5. 6.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리뷰(배신이 만들어낸 여자, 인도영화답지 않은 인도영화의 힘) 남편이 야근이라던 어느 겨울 밤이었다. 혼자 소파에 누워 뭔가 볼 만한 게 없나 넷플릭스를 뒤적이다가 강구바이 카티아와디의 썸네일을 마주쳤다. 강렬한 눈빛의 알리아 바트가 시선을 붙들었고, '인도 실화 바탕'이라는 문구에 그냥 재생 버튼을 눌러버렸다. 솔직히 처음엔 그냥 인도 특유의 화려한 춤과 음악이 가득한 흥겨운 영화겠거니 했다. 그런데 오프닝이 시작되고 몇 분도 안 돼 이건 내가 예상했던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음악은 잔잔했고, 화면은 어두웠고, 이야기는 처음부터 무게감이 달랐다. 강구바이 코테왈리라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든 이 영화는, 남자친구에 의해 뭄바이 사창가에 팔린 한 여성이 어떻게 그 세계의 실력자가 되었는지를 담고 있다. 보다가 세 번 멈췄다. 울어서가 아니라, 숨이 막혀서. .. 2026. 5.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