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영화리뷰6 <간다르바> 리뷰(환상적 분위기, 인간의 욕망) 최근 일이 유난히 지치던 날이었다. 하루 종일 사람을 만나고 돌아온 늦은 밤, 아무 생각 없이 볼 영화를 찾다가 우연히 간다르바를 보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한 판타지 영화 정도로 생각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분위기와 인도 영화 특유의 감각적인 음악 정도만 기대하고 있었던 셈이다.그런데 영화는 예상보다 훨씬 묵직했다. 단순히 화려한 비주얼이나 신비로운 설정에만 기대는 작품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외로움, 그리고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꽤 깊게 끌고 간다. 특히 간다르바 리뷰를 검색하며 이 영화를 찾는 사람이라면, 단순 줄거리보다 영화가 남기는 감정의 결을 더 기억하게 될 것 같다.처음 화면이 펼쳐졌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분위기였다. 현실과 환상이 겹쳐지는 듯한 연출, 어딘가 몽환적인 음악, .. 2026. 5. 14. <파드마바트> 영화 리뷰(무너지지 않는 자존심, 눈을 빼앗는 아름다움)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작년 겨울, 회사 야근을 마치고 혼자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 넷플릭스를 멍하니 뒤지다가 썸네일 하나에 멈췄다. 황금빛 의상을 걸친 여배우가 화면을 꽉 채우고 있었는데, 처음엔 그냥 '인도 영화겠거니' 하고 스크롤을 내리려다 손가락이 멈췄다. 파드마바트라는 제목도 생소했고, 세 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을 보고는 '오늘은 무리겠다' 싶었다. 그런데 재생 버튼을 누른 게 문제였다. 도시락은 반쯤 식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 하고 다 봤다.인도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과장된 액션, 갑자기 튀어나오는 군무, 울다가 웃다가 반복되는 감정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설 수 있다. 나도 몇 년 전 처음 볼리우드 영화를 봤을 때.. 2026. 5. 3. <브라더스> 영화 리뷰(부서진 가족의 상처, 링 위의 화해)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는 내가 먼저 보겠다고 한 게 아니었다. 남편이 "재미있을 것 같다"며 같이 보자고 했고, 나는 반쯤 못 이기는 척 소파에 앉았다. 브라더스라는 제목과 격투기가 소재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솔직히 그 시점에서 기대는 없었다. 나는 격투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걸 스포츠라고 부르는 게 영 이해가 안 됐다. 피가 튀고, 뼈가 꺾이고, 관중이 환호하는 그 장면들이 왜 재미있는지를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초반에는 팔짱을 끼고 약간 삐딱하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팔짱이 풀려 있었다. 인도영화 브라더스는 격투기 영화인 척하지만, 사실은 가족 영화다. 아버지와 아들, 형과 동생, 그리고 그 사이에 쌓인 수십 년의 원망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격투기.. 2026. 5. 2.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리뷰(배신이 만들어낸 여자, 인도영화답지 않은 인도영화의 힘) 남편이 야근이라던 어느 겨울 밤이었다. 혼자 소파에 누워 뭔가 볼 만한 게 없나 넷플릭스를 뒤적이다가 강구바이 카티아와디의 썸네일을 마주쳤다. 강렬한 눈빛의 알리아 바트가 시선을 붙들었고, '인도 실화 바탕'이라는 문구에 그냥 재생 버튼을 눌러버렸다. 솔직히 처음엔 그냥 인도 특유의 화려한 춤과 음악이 가득한 흥겨운 영화겠거니 했다. 그런데 오프닝이 시작되고 몇 분도 안 돼 이건 내가 예상했던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음악은 잔잔했고, 화면은 어두웠고, 이야기는 처음부터 무게감이 달랐다. 강구바이 코테왈리라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든 이 영화는, 남자친구에 의해 뭄바이 사창가에 팔린 한 여성이 어떻게 그 세계의 실력자가 되었는지를 담고 있다. 보다가 세 번 멈췄다. 울어서가 아니라, 숨이 막혀서. .. 2026. 5. 2. <더 런치박스> 영화 리뷰(잘못 배달된 도시락, 인도의 일상) 직장을 다닌 지 5년쯤 됐을 무렵이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길로 출근하고,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같은 일을 반복했다. 점심시간에 혼자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 '이게 일상이구나' 싶었던 날들이 있었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생각,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 감각. 더 런치박스(The Lunchbox)를 처음 접한 건 그즈음이었다.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고, 개봉 전 후반 작업 단계에서 이미 해외 5개국에 선판매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생겼다. 북미 박스 오피스 흥행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인도 영화라니, 그 자체로 이미 범상치 않았다. 인도 영화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화려한 춤과 음악, 과장된 감정선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영화였다. 처음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 이 영화가.. 2026. 5. 1. <바르피> 리뷰(말보다 깊은 감정, 질밀 배우의 발견) 인도 영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지식이 있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인도 영화에 대한 편견이 있을 것이다. 화려한 군무, 과장된 감정, 멈추지 않는 노래. 솔직히 나도 처음엔 그게 많이 낯설었다. 그런데 인도 영화를 하나둘 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 정서가 오히려 중독성있다고나 할까? 바르피(Barfi!)는 그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작품이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플레이를 했다가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었다. '아 인도 영화가 또 이런 결을 가질 수 있구나!' 농아인 주인공 바르피의 이야기가 이렇게나 선명하게 마음에 남을 줄은 몰랐다. 거기에 질밀 샤(Ileana D'Cruz) 배우의 존재가 더해지면서, 영화는 나에게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2026. 5.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