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우드영화3 <람릴라> 리뷰(불꽃 같은 비극의 서사, 반살리 미학의 절정)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 람릴라를 클릭한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당시 인도 영화에 한창 빠져들던 시절,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섬네일 하나가 눈을 붙잡았다. 선홍빛 레헨가를 입은 여인이 황금빛 불꽃 속에 서 있는 이미지였다. "볼리우드 로맨스쯤이야"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틀었다가, 결국 거의 세 시간을 꼼짝 않고 보게 되었다.사실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는 너무 많이 봤다. 원작 셰익스피어 희곡은 물론, 할리우드 각색, 현대 뮤지컬까지. 그래서 인도 버전이라는 소개를 들었을 때 "또?"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이 이 고전을 구자라트 배경의 두 적대 가문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방식은, 내가 알던 어떤 각색과도 달랐다. 이 영화에서 사랑은 달콤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피를 부르고.. 2026. 5. 8. <카쉬미르의 소녀>리뷰(엄마를 불러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 아이, 국경도 종교도 막지 못한 한 사람의 선함) 🎞️ 영화 기본 정보원제Bajrangi Bhaijaan (바지란지 바이잔)한국 개봉명카쉬미르의 소녀개봉 연도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국가인도장르드라마 / 어드벤처 / 로맨스 / 코미디러닝타임159분감독카비르 칸주연살만 칸 (파반 역), 하샬리 말호트라 (무니 역), 카리나 카푸르, 나와주딘 시디퀴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별 기대를 안 했다. 인도 영화는 몇 편 봤어도 파키스탄이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는 처음이었고, 낯선 문화권의 이야기를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아이를 재우고 혼자 늦은 밤 소파에 기대어 이 영화를 켰다가, 결국 끝날 때까지 꼼짝도 못 했다. 다섯 살배기 여자아이가 엄마를 잃고 낯선 나라를 헤매는 이야기라는 걸 알면서도, 막상 그 장.. 2026. 5. 6. <파드마바트> 영화 리뷰(무너지지 않는 자존심, 눈을 빼앗는 아름다움)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작년 겨울, 회사 야근을 마치고 혼자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 넷플릭스를 멍하니 뒤지다가 썸네일 하나에 멈췄다. 황금빛 의상을 걸친 여배우가 화면을 꽉 채우고 있었는데, 처음엔 그냥 '인도 영화겠거니' 하고 스크롤을 내리려다 손가락이 멈췄다. 파드마바트라는 제목도 생소했고, 세 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을 보고는 '오늘은 무리겠다' 싶었다. 그런데 재생 버튼을 누른 게 문제였다. 도시락은 반쯤 식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 하고 다 봤다.인도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과장된 액션, 갑자기 튀어나오는 군무, 울다가 웃다가 반복되는 감정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설 수 있다. 나도 몇 년 전 처음 볼리우드 영화를 봤을 때.. 2026. 5. 3. 이전 1 다음